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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완 PD는 왜 박지민을 계속 게임판에 데려올까: 피의게임부터 술래게임까지

피의게임을 거쳐 술래게임까지. 박지민은 단순한 ‘서바이벌 경력직’이 아니라, 게임이 사람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플레이어다.

박지민은 피의게임을 거치며 이미 ‘서바이벌 경력직’이 됐다. 그래서 술래게임 출연 소식이 처음 나왔을 때도 질문은 단순했다. “또 박지민?”

정작 본인은 섭외를 받고 “피의게임도 여러 차례 했는데 더 보여드릴 게 있나” 고민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참여한 이유로 현정완 PD에 대한 신뢰와, 술래게임이 피의게임의 다음 시즌이 아니라 전혀 다른 장르라는 점을 들었다.

그런데 이 관계를 단순히 제작진과 출연자의 친분으로만 보면 재미가 없다. 현정완 PD가 박지민을 반복해서 게임판에 불러들이는 이유는, 박지민이 게임을 ‘잘하는’ 참가자여서라기보다 판의 긴장감을 사람 사이로 번역하는 참가자이기 때문이다.

박지민은 룰을 외우는 사람이 아니라, 룰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준다

서바이벌에서 똑똑한 플레이어는 많다. 숫자를 계산하는 사람,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 체력이 좋은 사람도 있다. 하지만 시청자가 끝까지 보게 되는 건 대개 “저 선택 뒤에 저 사람은 누구와 멀어졌을까”, “다음에는 누구를 믿게 될까” 같은 관계의 변화다.

박지민은 그 변화가 잘 보이는 플레이어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에서 쌓은 태도 때문인지, 말을 정리해서 전달할 줄 알고 상대의 발언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이 어색하면 질문이 따라오고, 분위기가 흔들리면 그 흔들림이 표정과 대화에 남는다. 조용히 숨어서 끝까지 살아남는 유형이라기보다, 게임 안의 공기를 관찰자에게 전달하는 사람에 가깝다.

현정완 PD가 설계하는 게임은 늘 룰 자체보다 그 룰이 사람들의 관계를 어디까지 밀어붙이는지에 관심이 있다. 피의게임의 약탈과 습격이 그랬고, 술래게임의 추격과 의심도 그렇다. 박지민은 그 변화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얼굴이다.

“더 보여드릴 게 있나”라는 망설임이 오히려 이유다

박지민은 술래게임 섭외 당시 피의게임을 여러 번 했기 때문에 망설였다고 밝혔다. 그 말은 반대로, 제작진도 박지민에게 같은 그림을 반복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술래게임에서 박지민에게 기대되는 건 ‘피의게임의 박지민’ 복제가 아니다. 방 안에 앉아 동맹을 설계하던 사람이, 이번에는 직접 뛰고 숨고 쫓기면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보는 일이다. 현정완 PD 역시 기존 서바이벌이 어렵다는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더 직관적인 추격 형식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포맷 변화는 박지민에게도 시험이다. 정보가 천천히 쌓이는 밀실 게임과, 몸이 먼저 반응해야 하는 추격전은 전혀 다르다. 익숙한 ‘서바이벌 잘하는 사람’의 공식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박지민이 필요하다. 익숙한 판에서 잘하던 사람이 낯선 판에서 흔들릴 때, 시청자는 새 게임의 성격을 가장 빨리 이해하게 된다.

현정완 PD가 데려가는 건 플레이어가 아니라 ‘변화’를 보여줄 인물이다

피의게임 시리즈를 거쳐 술래게임까지 이어진 박지민의 출연은 경력의 연장이면서 동시에 역할의 갱신이다. 피의게임에서 박지민이 관계와 정보의 온도를 보여줬다면, 술래게임에서는 그 감각이 추격전의 속도 안에서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게 된다.

그래서 박지민은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라기보다, 게임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람에 가깝다. 현정완 PD가 계속 박지민을 게임판에 데려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박지민이 있으면 룰 설명이 끝난 뒤에도, 판은 계속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PLAYBOOK 한 줄 — 박지민은 게임을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게임이 사람을 어떻게 흔드는지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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